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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보이] 현충일에 어울리는 한국영화영화 추천/영화 2011. 9. 22. 14:37쿵푸팬더, 캐리비안의 해적, 써니 다 내 취향은 아니어서 정말 심심하던 시절 눈에 띄는 영화를 발견했습니다. [무산일기] 박정범 감독님의 트위터에서 알게 된 영화 입니다.
올해 전주영화제에서 사방에 붙어있던 [굿바이 보이]포스터
땟국물 흐르는 어린애의 멍때리는 모습을 보니 한 눈에 밝은 내용이 아닌 것 같았습니다.
영화 제목도 너무 멋이 없고 알고 여러모로 저예산 독립영화 느낌이 나는 포스터입니다. 알고보니 부산영화제에 상영했을 때는 [개 같은 인생]이었다고 합니다.
영화에 등장하는 가족은 내 이야기는 아니지만 우리 아빠 친구 정도 되는 사람의 이야기처럼 공감가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일 없는 아버지, 배운 게 없는 어머니, 좋은데 시집갈 궁리만 하는 누나와 함께 사는 소년은 돈벌어 잘 살아 보겠다는 생각 뿐입니다.
[굿바이 보이]는 화목한 가정이 아닌 징글징글한 가족 이야기입니다. 서로를 힘들게 하는 것 밖에 없는 가족들은 저를 돌아보게 했습니다. 제가 얼마나 좋은 가정을 만났는지. 우리 어머니 아버지는 정말 대단하시다고요.
아버지가 일 안하고 세월 내월 놀면서도 집 안에선 가장노릇 한답시고 뻥뻥 큰소리를 내는 모습과
집안이 어렵다고 가지 못할 곳에 발을 내딛는 어머니의 모습은 그냥 처절할 뿐입니다. 하지만 현실에서도 그렇게 흘러간다고 한 들 바로잡기가 생각만큼 쉽지 않단는 걸 알고 있습니다.
소년이 신문소 아저씨를 병신만드는 장면이 나오는데 많이 잔인했습니다. 이런 종류의 폭력은 영화에서나 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에는 이, 눈에는 눈이 좋은건가요?
허무주의가 흐르고 있습니다. 이 영화 잘못 보면 우울하기만 할 것입니다.
아버지가 돌아가실 때 남긴 그 딱딱한 두 덩이의 X.에서 빵 터지며 그래 가족이니까. 이런 가족도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가족에 족쇄처럼 옭아매서 하고 싶은데로 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주변에 있고 아무리 미워도 가족이니까 남남처럼 살 수는 없는 노릇이지요. 사람들이 그럴 수록 좀 더 이기적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영화에 나온 소년 처럼.
너무 부모님의 짐을 자기가 떠안으려고 하는게 문제인 것 같습니다. 미리 나서서 책임진다 어쩐다 치기를 부리지 말고 그냥 지켜보면서 자기 일 열심히 하면서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평론가들이 하나같이 칭찬하는 신파를 막은 나레이션 참 좋은 장치였습니다. 나레이션 때문에 아버지도, 어머니도, 누나도 이해 할 수 있습니다.
영화를 보고 나오면서 작년에 본 어떤 영화와 많이 비슷한 인상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계몽영화]입니다. 집에 와서 티켓을 살펴보니 작년 추석에 본 영화였습니다. [굿바이 보이]를 재미있게 본 관객이라면 이 영화도 흥미롭게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굿바이 보이]를 별 일곱 개 반 준다면 [계몽영화]는 아홉개 줄 만큼 참 잘 만든 영화입니다.
뱀다리
영상미 좋았습니다.
배우들 캐스팅 좋았습니다. 류현경씨는 15살 어린 고등학생 역할이 아주 잘 어울렸고
주인공 연준석은 정말 소년다웠습니다. 인터뷰를 살펴보니 양동근의 네멋대로 해라를 좋게 봤다고 합니다.
주인공을 어두운 세계에 끌어들이는 소년 역을 맡은 김동영이란 배우는 반짝 반짝 빛났습니다.
안내상씨는 지적인 이미지로만 알고 있어서 처음엔 몰라봤습니다.
어머니 역할인 김소희씨는 대학교 때 교수님과 너무 닮아서 놀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