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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케빈에 대하여 - 자식을 사랑하지 않을 수도 있다
    영화 추천/영화 2012. 8. 15. 16:23

     

    엄마는 본능적으로 자식을 사랑하게 되는 것일까? 

    아니면 자식이 본능적으로 모성을 기대하는 것일까?

    이 영화를 보면서 당연하다고 여겼던 모성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되었다.

     

    이 영화의 리뷰의 대부분은 엄마와 아들을 선과 악으로 나누어 한 여자가 감당하기 힘든 불운을 이야기 하던데 

    난 이 모든 비극이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고 이해하려는 시도도 제대로 하지 못한 "무지"에서 비롯되었다고 보았다.

    왜 그들은 둘 사이의 문제를 아무에게도 털어놓지 않은 것일까?

     

    한 여자가 가정을 이루고 아이를 낳고 키우면서 겼는 신체적인 정신적인 변화가 감당할 만한 것인가에 대해

    어머니가 되어보지 않은 남자나 미혼녀들은 이해하는데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본다.

     

    나도 기혼자가 아니기 때문에 확실하게 주장할 수 없지만

    사람이 자기 몸에 다른 사람을 9달 동안 키우고 그것을 분리시켜야 하는 신체적인 변화가 가져다 주는 파장은 

    경험하지 않은 사람이면 절대로 공감하지 힘든 부분일 것이라고 본다.

     

    '엄마가 될 준비가 되지 않았다' 라는 말은 미혼모들에게 자주 쓰는 말인데

    에바는 임신으로 인해 가정을 갖게 된 경우로 미혼모는 아니지만 그것들을 감당할 준비가 아무것도 되어있지 않은 여자였던 것이다.

     

     

    갓난 아기를 다루지 못하는 그녀의 모습은 이런 그녀의 상태를 잘 말해 준다.

    에바는 갓난 아이를 공사장의 소음 속에서 울도록 내버려 둔다.

    갓난 아기가 우는 것은 자신의 의사 표현으로 분명히 불편한 상태이기 때문에 우는 것이지

    엄마를 괴롭히려고 하는 것이 아닌데 말이다.

    불편한 부분을 재빨리 살펴서 울지 안고 기쁜 상태로 만들어 줘야 하는데 그런감각에는 무지했다.

     

    이 부분은 케빈의 동생인 딸과는 대조적인 모습이었다. 오히려 보는 입장에서는

    딸에게 한없이 다정한 에바의 모습이 반전으로 다가왔다. 케빈처럼 키우지 말아야지하는 다짐 때문이었을까

     

    이 영화에서는 케빈이 가해자고 엄마가 피해자로 비춰지지만 그 이면에는 케빈이 받았던 수많은 상처가 고스란히 남아있다.

    (그것이 영화가 과거와 현재를 교차하는 방식으로 서술한 이유라고 생각한다. )

    케빈은 엄마의 심리상태를 다 알고 있었을 것이라는게 내 생각이다. 그렇지만 오해는 있었다.

    엄마는 케빈이어서 거부한 것이 아니라 첫 번째 자식이어서 감당하지 못한 면이 크기 때문이다.

     

    케빈이 말을 떼는 유아시에는 엄마와 이 쪼끄만 녀석의 기싸움이 이어진다.

    아들은 엄마에게 대하는 것과 아빠에게 대하는 것을 완전히 상반대게 하여 엄마와 비밀스런 사건을 만들어 나간다.

    에바가 남편에게 케빈의 문제로 호소를 해도 믿지 못하게 만든다.

     

    에바는 아들에게 손찌검을 하지 않지만 기분 나쁘다는 감정을 장난감을 부셔버리며서까지 직접적으로 표현하고

    케빈은 점점 엄마가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다는 것을 확신한다.

     

    청소년이 된 케빈은 완전히 엄마의 머리꼭대기에 앉아서 어디 할테면 해 보시지 하며 엄마의 노력에 대해 비아냥 거린다.

    난 이런 장면들이 상당히 사실적으로 묘사된 것에 놀랐다.

    엄마가 아들에게 나가서 밥먹고 데이트하자는 말을 눈치보면서 하고 아들은 어디 얼마나 잘하는지 두고보라지 하는 투로 허락하는 것 말이다.

    데이트 코스를 모두 짜온 엄마는 그 계획을 실행하는데만 관심을 가지고 케빈은 마지막 코스인 저녁식사에서 엄마에게 무례하게 말한다. 

     

    엄마와 아들만 아니었다면 두 번다시 만나지도 않았을 둘은 극복하지 못할 성격차이가 있었고

    모자관계라는 것 때문에 그 굴레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그것은 아들의 범행의 결과를 엄마가 모두 책임지는 결과로 이어졌다.   

     

    이 영화를 보고 친구와 집에오면서 비슷한 이야기를 들었다.

    그녀는 어렸을때 엄마가 자기를 안좋아한다는 것을 알았다고 한다.

    나중에 엄마가 사과를 하길 준비도 안 된 상태에서 아기를 가지고 결혼을 하고 아기를 낳으니 이유없이 딸이 미웠다고...

    그래서 끊임없이 해 대는 질문에 답도 잘 안해주었다고 한다. 

    나중에 엄마는 딸에게 진심으로 사과를 했고 친구는 받아주었다고 했다.

     

    어른들이 보며 생각을 좀 많이 해야할 진정한 성인 영화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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