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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씨민과 나데르의 별거] 이란영화 편견을 깨다
    영화 추천/영화 2011. 11. 13. 20:20

    씨민과 나데르의 별거


    올해 전주영화제 개막작이었다지 아마? 이란에서 막아서 감독이 내한 못했던 걸로 알고 있다. 나는 이 영화를 가장 보고 싶은 영화 리스트에 올렸는데 모든 상영일정이 내 스케줄과 맞지 않아서 개봉되기 만을 손꼽아 기다렸다. 어느덧 우리나라에서 개봉한 지 한 달이고 1만 명이 넘게 봤다는 소식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입소문을 탔다는 건데 그래도 한 달이나 지나다 보니 이제는 상영관이 얼마 없고 평일 저녁과 주말에는 상영을 안 하기 시작한다. 그래서 오늘 정말 기를 쓰고라도 가서 봐야겠다 싶어 일요일인데 불구하고 조조 티켓을 끊었다. (조조가 팔천원이라니 정말 물가 왜 이렇게 오르냐 조조 보면서 이렇게 맘 상하긴 첨이다)

     

    감독과 딸. 나데르의 딸 역활로 출연했다.

     

     너무 너무 재미있고 신선한 영화였다. 올해의 영화. 세련된 편집, 촬영, 실감이라고는 표현이 모자란 배우들의 연기. 음악 하나 쓰지 않고 이렇게 긴장감 있는 영화를 만들다니. 앞으로 작품 많이 만들어 줬으면 하는 바램이 드는 감독이 하나 더 생겼다. 미하넬 하케네 감독의 영화처럼 영화에서 모든 문제의 답을 내려주지는 않고 보면서 엄청나게 많은 생각에 빠져들게 하는 그런 이야기이다. 앞으로 일어날 일에 대한 도식적인 예고 없이 차분하게 전개시키면서 갑자기 발생하는 문제에 대해 헐리우드 식으로 감정적으로 빠지지 않는다는 점. 인물들이 하나하나 늘어나면서 스토리를 가져오는데 그것이 층층이 엮여 복잡해 지고 긴장감도 높아진다. 그리고 어느 한 사람에게 손을 들어주지 못하게 관객들을 혼란에 빠뜨린다.

     

    올해 베를린 영화제 황금곰상 받았다

     

     이 영화는 분명 기존 한국에 소개되었던 이란영화와 파격적으로 다르다. 토속적이고 종교적인 마음씨 착한 사람들이 아닌 어떤 나라에나 있을 법한 일을 겪고 있는 이란 사람들의 단면을 보여준다. 제목부터가 별거가 아닌가. 종교적인 나라에서 별거와 이혼이라니. 그것도 판사 앞에서 합의를 하려는 부부의 모습이 첫 장면이다. 딸과 친구처럼 지내는 아버지라던지 치매에 걸린 할아버지의 모습, 가정부를 두는 모습도 그렇다. 그런 보편적인 일상이 이란 영화에서 볼 수 있다는 게 재미있었다.


    그리고 씨민과 나데르 사이의 팽팽한 감정. 이 감독이 로맨스물을 만들어도 엄청 재미나겠다 싶었다. 고소라는 큰 사건을 겪으면서 부부사이는 더 힘들어 지는데 여자가 눈물을 흘리며 남자를 원망하는 장면들은 이들의 별거가 단지 아이의 이민문제 때문이 아님을 눈치챌 수 있었다. 평범한 중산층의 행복한 가정처럼 보이지만 치매걸린 시아버지 문제부터 성격이 맞지 않는 부분까지 어느 나라 어떤 부부라도 겪는 불화말이다. 그런 보편적인 모습이 이 이란영화에서는 모두 새롭게 느껴진다. 두 배우가 참 매력적이고 잘 어울렸다. 헐리우드 영화였으면 배드씬이 나오고도 남았겠다.

    이 영화에서 남자주인공이 가정부의 종교문제를 슬쩍 건드리는게 예사롭지 않게 느껴졌다. 나데르가 가정부에게 돈을 왜 훔쳐가냐고 하니까 가정부는 신에게 맹세코 돈을 훔치지 않았다고 하는데 나중에 법정에서 나데르는 가정부에게 신앙심 좋은 사람~ 어쩌고 하면서 비꼰다. 또 씨만은 직장 여성에다 자동차 운전도 하고 담배도 필 줄 아는. 아이 교육 때문에 이민까지도 생각하는 여자다. 이민을 어떤 나라로 가려는지 나오지 않지만 씨민이 영어강사임을 추정해 볼때(ㅋㅋ) 미국 혹은 영국 일것 같다. 서방국가. 



    그리고 어린아이들 역할이 참 중요했다. 양심의 최후의 보루. 아이에게는 거짓말을 하면 안 된다는 것. 내가 죄를 지으면 아이가 배우고, 아이가 잘못 될 수 있다는 부모님의 자존심. 그런 요소가 영화를 홈드라마로 만들면서 미하넬 하케네 감독의 영화보다 훨씬 부드럽고 생동감 있는 분위기로 만든 것 같다.

     참 독특하면서도 잘 만든. 연출과 연기가 딱 맞아 떨어진 영화였다. 역시 전주영화제의 선택은 탁월하다니깐. 내년 전주에 꼭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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