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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 (2012) 치앙마이 배경의 태국영화영화 추천/영화 2013. 8. 11. 02:07
2009년에 부천영화제에서 [시암의 사랑]이라는 영화를 보았다. 태국영화에 전혀 관심 없던 내게 신선한 충격이었다. (이렇게 꽃미남이 많다니 ㅎㅎ) 세련된 영상과 살짝 느릿하게 전개되는 이야기가 일본, 대만, 중국 영화와 다른 느낌이 분명 있었거든. 음악도 너무 좋았다. 1981년 생이라는 추키아트 사클위라클 감독이 범상치 않아 보였지만 한국에는 생소한 태국영화라서 그 다음 영화는 기약할 수 없게 되었다.
그래서 올해 부천영화제 카다로그에서 이 감독의 이름을 발견했을 때 그렇게 기뻤던 것 같다. 솔직히 말해서 상영되는 두 번 다 가 보았다. GV가 있는지 몰랐다가 페이스북에서 추키아트 사클위라클 감독이 온다는 것을 보고 부랴부랴 찾아간 것인데 두 번 봐서 영화 줄거리는 확실히 기억한다.
제목은 [시암의 사랑]처럼 무난한 [홈]이다. 세 개의 단편이 이어지는 옴니버스 영화이다. 태국 지리를 잘 모르지만 세 편 모두 감독의 고향인 태국 북부의 치앙마이에서 촬영했다고 한다. 첫 번째 이야기는 [시암의 사랑]처럼 두 남자아이가 나온다. 다행히 오버스러운 것은 없다. 아주 조용한 밤, 고등학교 졸업을 압둔 ‘네이’는 아무도 없는 학교에 불을 켜 놓고 사진을 찍는 중이다. 졸업파티에 얼른 와달라는 친구의 전화를 받아 미소를 띄지만 너 아니면 사진을 찍을 사람이 없다는 말을 듣고 실망한다. 그러던 중 한 아이가 나타나는데 중학교 졸업을 압둔 ‘빔’ 이었다. (이름 정확하지 않다.) 둘은 친한 사이 같지는 않아 보이지만 최근 근황에 대해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새벽까지 지새운다. 고등학교 졸업을 앞두고 친구들과 마지막을 보내는 것이 아닌 야밤의 학교 교정을 사진으로 찍는 아이와, 중학교 때 전학을 왔다가 고등학교도 다른 지역으로 가는 농구부 ‘빔’은 묘한 동질감을 느끼는 것 같다. 두 남자 아이의 미묘한 케미스트리는 ‘빔’이 ‘네이’의 디지털 카메라 파일을 컴퓨터에 옮기다가 발견한 남자아이 사진에서 시작되는데 알 듯 말듯한 ‘네이’의 정체와 밝은 모습으로 ‘네이’의 속마음을 들어주는 모습이 훈훈했다. 아침이 되어 헤어지는 그들의 모습은 아 정말이지 영화를 보며 오랜만에 느끼는 설레임 이었다.
두 번째 이야기는 팬션을 운영하고 있는 한 아주머니가 주인공이다. 아주 곱게 생긴 아주머니는 남편과 사별한지 몇 년 되지 않았다. 남편은 한 문장짜리 쪽지를 집안 곳곳에 숨겨두었는데 서랍을 열거나 남편이 정리한 노트를 펼칠 때마다 툭툭 나오는 쪽지를 보며 그녀는 남편과 대화한다. 더 먼저 남편과 사별한 친구, 남편과 아이를 다 잃은 젊은 엄마, 서로에게 무관심하게 구는 젊은 조카부부의 모습은 부부의 시작과 마지막을 여러가지 모습으로 보여주는 것 같다.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을 해도 마지막은 둘 중의 한 사람이 먼저가는 것이라고 하는 대사가 인상적이었다. 여러가지 사랑의 모습을 말하지만 그 마지막에 대해서 누군들 아름답다고 말할 수 있을까. 마지막에 남는 사람의 상실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세 번째 에피소드는 결혼을 앞둔 젊은 여자 이야기다. 세 개의 에피소드 중에 가장 몰입해서 봤는데 두 번째 보니 TV에서 여러 번 본 것 같은 혹은 뮤직비디오에서 본 것 같은 진부한 내용인 것도 같다. ‘피아’라는 여자는 7년간 사귄 회사의 사장님 ‘렁’과 결혼을 앞두고 있다. 푸켓에서 일하지만 결혼을 위해 고향인 치앙마이로 왔는데 고향의 여자친구를 만나는 순간부터 ‘이 결혼 해야하니?’라고 묻는다. 여자는 남자친구와 오래 사귄 만큼 결혼에도 이르렀지만 남자친구의 뜻뜨미지근한 반응 때문인지 확신을 하지 못하는 상태다. 고향에는 초대받은 동창생들도 많이 왔는데 그 중에는 첫사랑 남자도 있다. 결혼을 부산하게 준비하는 것은 ‘피아’의 남동생이고 남자친구는 인터넷만 보며 일에 열중할 뿐이다. ‘피아’는 변덕을 부리는데 부케로 사용할 꽃이 바뀌자 짜증을 내고, 예전 남자친구와의 만남에 충동적인 키스도 해 버린다. 남자친구 앞에서 울고 짜고 온갖 진상을 다 부린다. 무표정으로 여자의 모든 진상을 아무 소리 없이 받아주던 남자친구는 결혼식날 사라지더니 식 직전에야 옷을 갖추 입고 들어오는데… 그가 하객 앞에서 한 연설이 멋지다. 자기는 한 두번으로 잘못이 시정안되면 가차없이 자르는데 그녀는 나에게 어떤 것을 해도 용서 할 수 있다고, 그녀는 나에게 용서를 가르쳐 줬고 그 이유는 …. 말 안해도 알지? 하는데 여자 펑펑 운다. 세 번째 에피소드에는 앞선 두 개의 에피소드 주인공들이 다 나온다. 학교에서 사진을 찍던 아이는 사진사로, 팬션을 운영하는 아주머니는 결혼식장을 마련해준 친척으로 등장한다. 마무리는 ‘시암의 사랑’에 나왔던 ‘피치’의 노래로 훈훈하게 .. ㅋㅋ
사랑에 대한 감정을 소중하게 여기는 사람이 만든 굉장히 깊이 있는 사랑영화란 느낌을 받았다. 첫 번째 에피소드처럼 사랑은 확실하지 않은 끌어 당김에서 시작하는데 그것에 대한 확신을 갖기 전에 한 사람이 떠날 수도 있다. (맨 마지막에 ‘빔’의 영정 사진 앞에 서 있는 ‘네이’의 모습이 나온다.) 또 결혼처럼 사랑의 결정체라고 보이는 것도 마지막에는 둘 중 한 사람만 남게 된다는 슬픔도 안게 되는 것이라는 걸 새삼스럽게 알게 되었다. 마지막 에피소드에서는 사랑이 뭔지 심각하게 생각해본 사람의 결론이라고 느껴졌다. 사랑이 뭘까. 어떤 잘못을 해도 용서해 주는 것. 그렇게 되도록 노력하는 것이라는 것. 이 영화는 태국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았던 것 같다. 황금 백조상인지 뭔지 하는 태국내 영화상에서 작품상과 감독상을 받았다고 한다.
설레는 마음을 안고 GV를 갔는데 일요일 마지막 타임이라 시간이 여유롭지 않았다.
관객도 상당히 적었던걸로 기억한다. 배우없이 감독님만 오셨다.
어떻게 만들게 된 것인지.
사랑하는 사람들이 인생에 없다면 어떨까,
죽는 것 뿐만 아니라 다시는 못 본다면 어떻게 될까 하는 의문에서 시작했다.
알고 있는 사람들의 추억을 떠올리며 만들었다.
세개 형식으로 가져간 이유
기억과 추억이 다 한꺼번에 어울릴 수 있는 건 아닌데 그 연결고리를 찾았다
다른 세대의 이야기를 다루고 싶었다.
젊은이, 나이 있는, 결혼을 앞둔 커플 특히 결혼 에피소드는 지금까지 사랑해 왔기 때문에 결혼도 그럴 것이다가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다라는 걸 보여주려고 했다.
순서는 어떻게 정했나
(질문 전달이 안되서 에피소드 설명에 그침)
첫번째는 사랑에 처음 빠질 때 .. 그러나 다시는 못 볼 수도 있다.
두번째는 사랑이 끝나는 것 … 한 사람이 먼저 죽기 때문에 남은 사람이 추억만 가지고 살아갈 수도 있다.
세 번째는 결혼하면서 새로운 사랑을 시작한다는 걸 보여준다.
태국영화 요즘 어떤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에 밀려서 제작 편수가 많지 않다. 최근에 태국영화가 블록버스터보다 잘된 케이스 있어서 희망을 가져보고있고 , 해외 영화제에서 많이 알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자막이 나오다 안나온 것
치앙마이 지역 사투리 때문에 잘 못알아들어서 자막을 넣었다.
제목이 왜 홈인지
Where the Heart is Home.
마음이 있는 곳이 집이다라는 말이 있는 것처럼 사랑하는 사람과 있는 것이 홈이다. 그런 뜻.
한국의 드라마 영화 눈여겨 보고 있는 배우 있는지
케이팝 좋아하는데 슈퍼주니어 멤버인데 이름이 뭐더라... 강인이다.
또 한명은 쇼에 많이 나오는 뚱뚱하고 웃긴 남자이다. 강호동? 액션 스릴러 찍어보고 싶다.
마지막 에피소드 약하다 행복한 결혼이 못 될 것 같다.
사랑을 유지할 수 있는지 보여주려고 했다. 사랑의 유지는 상대방을 용서할 수 있어야 한다. 그 사람의 결점을 받아들 일 수 있어야 한다. 나이가 들면 생각이 바뀔 수도 있겠지만… 지금은 그렇게 생각했다.
석시드가 시암의 사랑과 비슷한 느낌 받았다는 사람 있다는데 그 감독 이랑 뭐 연결되어 있는거 있나?
그 감독은 젊고 신선하고 화려한 감독이라면
나는 차분하다 스타일 다르다.
음악은 내가 고등학교때 음악 공부했기 때문에 신경을 많이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