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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친남친 - 다시 찾아온 매력적인 대만영화
    영화 추천/영화 2013. 2. 11. 17:17



    여친남친 (2013)

    GF。BF 
    7.8
    감독
    양야체
    출연
    계륜미, 장효전, 봉소악, 장서호, 방사유
    정보
    로맨스/멜로 | 대만 | 105 분 | 2013-02-07


    여친남친. 이 영화는 작년부터 토렌트 파일이 돌아다녔지만 일부러 보지 않고 개봉만을 기다렸다. 부산영화제의 화제작은 한국에 개봉하기 마련이어서 내심 기대를 했더니 정말로 짠 하고 개봉해 주었다. 우리나라에서 예술영화를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도시가 서울이라지만 상영관이 너무 적다. 늘 보고 싶은 영화를 힘들게 봐야한다. 같이 보는 사람들이 힘들다. 보고 나서 친구들의 공통적인 감상은 얘네 감정이 뭔지 모르겠다는 거였다. 하지만 난 그런 점이 대만영화의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사건이 흘러가되 인물들의 감정은 표시내지 않는 것. 한국영화나 드라마는 인물의 감정을 드러낼 때  아리송하게 여지를 주는 것보다 확실하게 해주는 편이다. 슬프면 나 슬퍼요. 친구한테 질투나면 ‘나 지금 이 친구한테 질투를 느끼고 있어!’를 만천하에 공포하듯 말이다. 대만영화는 그런 게 잘 없다. 그래서 영화 보고 나서 여운이 많이 남는다. 어떤 감정을 곱씹는건 다른 사람이 이해할 수 없는 영역이니까. 인물이 무엇을 느끼든 그것과 같은 감정을 관객에게 강요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여친남친은 여운이 상당히 오래갈 영화다. 지금은 한국에서 소소하게 개봉했다 사라지겠지만 등장한 배우들한테도 대표 작품으로 남을 것 같고 비슷한 아류들도 많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 풋풋한 청춘영화는 많지만 그 씁쓸함을 와닿게 만든 영화는 쉽지 않으니까. 다시 보니 줄거리가 그리 복잡한 것은 아니다. 고등학교 시절 절친과 절친이 삼각 관계가 되고 그때 친구들이 대학교 까지 우정을 이어나가다가 큰 사건을 맞으면서 헤어지고 또 몇 년뒤에 사회인이 되어 재회했더니 서로 완전히 실망스런 삶을 살고 있더라 그거다. 여친남친에서는 그런 과정이 역사와 맞물려 있고 그래서 인물들의 감정이 현실적으로 다가왔다. 세 명 중에 비밀스런 사랑을 하고 있는 한 명의 정체는 영화 끝날 때쯤 드러나고 그 때문에 아, 그래서 그랬던거? 하며 지나간 영화의 장면을 머릿 속으로 헤매이게 만든다. 



    사운드 트랙이 참 좋았다. 음악도 영화의 일부분이 되어 장면에 잘 녹아들었고 가장 마지막 수영장에서 람하고 메이바오가 노는 데서 흘러나오는 ‘집’이란 노래는 가사도 좋고 영화의 마무리를 제대로 책임져 줬다. 극장에서는 어이없게도 가사 해석이 안나오드만. 센스없기는!! 

    여친남친 OST 여친남친 엔딩곡

    家(집) - 羅大佑 


    부드럽게 사랑해

    나의 사랑 

    점점 네가 보고 싶어

    내 눈물

    누가 내게 따듯한 햇빛을 비춰주나

    누가 내게 따듯한 꿈을 꾸게 하나

    모든 일이 지나면 누가 날 용서해 주나

    누가 내 아픔을 달래주나

    여긴 나의 집

    내가 태어난 곳

    어린 시절 추억

    가장 멋진 시간이 머문 곳

    내가 떠나 달아났던 곳

    내 눈물이 되돌아 온 곳 

    羅大佑 家 歌詞


    輕輕地愛你 輕輕地愛你

    我的寶貝 我的寶貝

    輕輕地想你 輕輕地想你

    我的眼淚 我的眼淚


    誰能給我更溫暖的陽光

    誰能給我更溫暖的夢想

    誰能在最後終於還是原諒我

    還安慰我那創痛的胸膛


    羅大佑 家(Ⅰ) 歌詞

    我的家庭我誕生的地方

    有我童年時期最美的時光

    那是後來我逃出的地方

    也是我現在眼淚歸去的方向


    輕輕地愛你 輕輕地愛你

    我的寶貝 我的寶貝

    輕輕地想你 輕輕地想你

    我的眼淚 我的眼淚


    誰能給我更孤獨的門窗

    遮蓋著內外風雨的門窗

    誰能在最後終於矛盾地擺擺手

    還祝福我那未知的去向


    我的家庭我誕生的地方

    (我的家庭真可愛)

    有我一生中最溫暖的時光

    (整潔美滿又安康)

    那是後來我逃出的地方

    (兄弟姊妹很和祥)

    也是我現在眼淚歸去的方向

    (父母都慈祥)


    영화를 볼 때 막 복잡한 이야기는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머리가 너무 아팠던 것이 여자아이 메이바오가 짝사랑하는 람(장효전)에 대한 감정을 금방 접고 자기에게 대쉬한 아람(혼혈)에게 가는 장면 때문이었다. 대학교 시절과 사회인 시절로 이어질 동안 메이바오는 람에게 미련이 있는 것만 같아서 복잡했다. 그에 비해 태평한 아람은 운동권 하면서 바람도 피더니만 딴 여자하고 결혼하고 메이바오를 정부삼는다. 람은 뒤돌아 담배나 필 뿐 아람 주변을 맴맴 돌더니 결국에는 아람의 자식들을 키우고 있다. 이렇게 줄거리만 적으니 막장이 따로 없군... ㅋㅋㅋㅋ



    그럼 인물 촌평을 들어가볼까. 아람(혼혈로 나온 봉소악)은 고등학생 때부터 자유를 부르짖는데 너무 가벼워가지고 반항기가 잘 드러나지 않았다. 둘 사이에 껴서 밉상인데다가 눈웃음만 치고 좀 맘에 안들었다. 메이바오는 람과 절친인데 배아픈 날이면 자길 위해 목련꽃을 따다주고 손을 만져주는 람을 좋아하지만 정작 고백은 하얀 편지로 밖에 할 줄 모르는 소심한 여자다. 남자 애들 머리 때리는 괄괄한 성격이지만 따지고 보면 주도적으로 연애한 것도 아니고 남자친구 바람도 눈감아주는 여린 여자. 람은 시종일관 조용하고 자기를 드러내지 않는 아이인데 대만영화에선 동성애가 나오는게 왜 이렇게 자연스럽지? 이 아일 동성애자로 안 만들었으면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하나보다. 그 여자애한테 그냥 맘이 안 갈 수도 있는건데. 아주 비밀스런 사랑을 하고 있는 남자다. 사회인이 되었을 때 애인이 있는 설정으로 나오지만 그 애인과도 불륜 관계로 끝까지 사랑을 비밀에 묻어두는 고런 좀 애처로운 남자. 


    멜로 영화답게 아련한 장면도 많다. 



    여자애가 선생님한테 머리 잘려서 상심해 있는 남자애 앞에서 머리를 미는 모습이나,





    팔뚝에 자기가 가장 좋아하는 시를 써 주면서 넌 내 가장 친한 친구라고 하니까

    설레는 모습이라던지,




    여자애가 남자친구 준다며 신발을 고를 때 자기가 선물로 산 것과 똑같은 신발을 사니 뒤돌아 담배불을 당기는 모습





    내가 꼽는 최고로 아련한 장면은 

    고등학교 시절

    장에서 춤을 추는 엄마가 갑자기 사라진 날

    배가 아프다는 메이바오에게 여느때처럼 목련꽃을 따다주려고 람이 가는데 아론을 마주치고 

    아론에게 목련꽃을 건네는 람의 모습이다. 

    이건 영화에 안 나왔다. 영화 끝 부분에 메이바오가 수술실에 들어가면서 문득 떠올린 장면에서 추측한거다. 


    jia 라는 노래가 흘러나오는 마지막 10분은 정말 좋았다. 







    영원한 여름 (2007)

    Eternal Summer 
    8.4
    감독
    진정도
    출연
    장예가, 장효전, 양기
    정보
    로맨스/멜로, 드라마 | 대만 | 95 분 | 2007-08-02


    이 영화에서 장효전의 얼굴을 보게 되어 매우 기뻤다. 영원한 여름 삼총사 중에 너만 살아남았구나. 내가 말하는 삼총사는 장효전, 장예가, 그리고 레스티첸 감독이다. 장예가는 애먼저 낳고 결혼했다는 얘기가 있고 레스티첸 감독은 영화 접었나보다. 영원한 여름의 화면발과 음악이 너무 좋아서 게다가 감정연기도 잘 잡아냈기에 다음 작품 기대했는데. 장효전은 꾸준히 영화를 찍으며 배우 직업을 이어가고 있다. 무조건 원탑을 맡을 만큼의 인기는 아니지만 인정받고 있는 것 같다. '여친 남친’감독이 장효전 염두해 두고 캐릭터 짰다고 할 정도이니 말이다. 나이가 들면서 풋풋함은 조금 사라졌지만 이 영화를 보니 중화권의 차세대 연기파 스타의 모습이 보인다. 영원한 여름에서도 남자애와 썸씽이 있었고 이 영화에선 대놓고 게이로 나오니 게이 연기에 대한 질문도 많이 받는다 한다. 하지만 그는 무수히 많은 배역 중에서 딱 두 번 그런 역을 했을 뿐인데 어쩌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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