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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더로드] 종말의 모습을 그린 미국영화
    영화 추천/영화 2010. 1. 8.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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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구의 모든 생명체가 사라지는 것이 종말이라고 한다면 ‘더로드’의 세계는 종말에 가까운 것 같다. 원인은 나오지 않았지만 어느 날부터 이웃들은 도망가거나 자살하거나 살해당한다. 하늘은 잿빛의 비를 뿌리고 숲에서는 말라버린 지 오래된 나무가 쓰러진다.

    영화는 절망을 보여준다. 여자가 아이를 낳지 말자고 한 것처럼, 총으로 모두 죽자고 한 것처럼 사람들은 살 이유가 없어 보인다. 종말 직전의 사회상을 현실적으로 표현한 것도 신선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자살할 것이냐, 살아서 산송장처럼 살 것이냐의 고민을 던져주는 것이 요즘 영화 같지 않다. 이런 고민은 우리에게도 필요한 것이기 때문이다.

    남자가 사는 이유를 ‘아들’ 때문이라고 말하는데 진심일 것이다. 여자가 아이를 낳지 말자고 할 때 설득한 것도 살아야 할 이유를 하나라도 남겨두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사람이 살아야 할 이유를 모를 때 자살을 결심한다는데 이 영화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것으로 나오는 많은 시체들을 볼 때 섬뜩했다. 하루하루 먹을 것과 잘 곳과 신발을 찾아다니는 생활에 지처 버린 것이다. 지금 지구 어느 구석에도 이렇게 먹고 사는 것에만 매달리는 상황에 처한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이 사람들은 끔찍한 현실이 끝날 날을 기다리며 버티고 있겠지만  ‘더로드’의 상황은 이 현실이 절대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강하게 암시한다.


    영화는 여기까지다.

    영화 속의 인물들에게 말해주고 싶었다.


    살아있으면 살아라. 남자의 아들이 남자보다 먼저 죽더라도 남자는 살아야 한다. 절망의 조건도 희망의 조건도 인간 스스로 만들어내는 것이다. 견디고 몸을 보호하고 하루가 천년 같더라도 시간을 이겨내야 한다. 그러다 보면 사는 것이 우연이 아님을 알 것이다. 내가 이렇게 생각하는 것은 지금도 우리의 죽음이 코앞에 있다는 것을 실감하기 때문이다. 사람이 예방할 수 없는 사건이 너무 많이 일어난다. 살아있으면 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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